에스케이시앤시(SK C&C)가 최근 문 연 카페
‘사내 어린이집’ 확장 과정 시행규칙 고쳐
에스케이시앤시(SK C&C)는 2005년 회사를 경기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집처럼 행복한 직장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로젝트 이름도 행복한 집(Happy Home)과 회사(Company)를 합쳐 ‘홈퍼니’라 정했다. 임무를 맡은 에이치아르(HR)지원팀은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가고 싶은 직장을 실현하려고 아이디어를 짜냈다. 우선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모으고, 전직원 1360명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어 어떤 회사를 바라는지 조사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하나씩 현실화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법률 개정도 이뤄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린이집 확장이다. 회사는 2007년 말에 어린이집을 확장하기로 했다. 정원이 49명이었는데 대기자가 자꾸 늘어나다보니 구성원의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걸림돌은 50명 이상인 어린이집은 반드시 1층에 자리하도록 규정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이었다. 어린이집을 1층 로비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어린이집 확장도 포기할 수 없었다.
지원팀은 여성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담당 공무원을 만나 사내 어린이집은 현실적으로 1층에 위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는 다른 기업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시행규칙이 개정됐다. 지난 3월 회사는 어린이집 규모를 2배 가까이 확장하고, 인원을 76명으로 늘렸다. 월 이용료는 18만~28만원으로 묶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카페(사진)도 구성원의 요구로 시작됐다. 에이치아르지원팀 최은실 과장은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건강카페를 원하는 의견이 많아서 사내 카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우선 2층 고객 접견실을 카페로 바꾸고 20가지 음료를 1000원 안팎에 공급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려고 일부 비용을 회사가 나눠 부담했다. 구성원의 반응이 뜨겁자 이번에는 회의 공간을 전면 개편해 2차로 9층에 카페를 열었다. 한 번에 100명이 앉을 수 있는 대규모 회의장에 밝고 따뜻한 카페 분위기를 결합한 것이다.
김민환 인력개발팀 과장은 “구성원이 행복해지면 열정적으로 일하는 동기가 부여되고 결국 성과 창출로 이어진다”며 행복한 일터의 가치를 설명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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