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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지역 문화·자원 활용 ‘지속가능 사업화’

등록 2011-05-25 20:14

<2793>커뮤니티 비즈니스
완주 ‘안덕파워빌리지’ 1호 황토방 등 세워 월5천만원 수익
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김해일(63)씨는 안동 김씨 종손이라 안동에 고택이 있었다. 고택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고택체험’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한옥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고택은 안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박시설로 자리잡았다.

은행에 다니던 김신형(62)씨는 퇴직한 뒤 강화도로 내려갔다.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좋은 길을 발견했고, 그 길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과 단체를 만들어 ‘강화도 나들길’을 개척하는 중이다.

‘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가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해당 지역의 경제·사회적 문제를, 지역의 자원을 동원한 사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커뮤니티비즈니스 1호는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에 있는 한옥 마을센터 ‘안덕파워빌리지’이다. 주민 50여명이 공동 출자해 세운 황토방, 황토찜질방, 농가레스토랑 등에서 월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이 나온다. 또 완주군은 지난해 6월에 폐교를 개조해 마을공동체 회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인 ‘지역경제순환센터’를 설립했다.

외부 전문가와 공무원 등이 주민들의 소규모 경작 농산물 500품목을 모아서 소비자에게 직접 팔아주는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과 지역 여성과 장애인이 함께 지역 쌀로 만드는 ‘쌀나라 마법쿠키 마더쿠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센터는 앞으로 100개의 마을공동체 회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김창환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국장은 “정부가 지원하던 농촌프로그램은 위에서 아래로 일방 지시하는 형태라 보조금이 끊기면 문을 닫았지만,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주민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어 의료·교통·보육 등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 지속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 프로그램도 생기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중·고령자를 위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를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진행한다. 은퇴자들이 지역으로 내려가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겸비한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제2의 인생’을 일구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지역에서 공동체로 살아가기’ 등의 강연과 지역 탐방(완주군, 진안군, 화천군)으로 이뤄지며, 신청서는 현재 희망제작소 누리집(www.makehope.org)에서 접수중이다.

희망제작소는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떠올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데 실제 이를 추진할 활동가가 부족하다”며 “아카데미를 잇따라 열어 전문가를 많이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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