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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대기업 취업 내년에는 더 힘들다

등록 2011-12-25 20:36수정 2011-12-25 21:16

대한상의, 500개 기업 조사
262곳 “2만8412명 계획”
작년보다 채용 1.3% 줄어
전기전자·석유화학 등 늘려
자동차·부품 줄어 ‘예상밖’
대한항공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700명의 신입·경력 사원을 채용했다. 객실 승무원만 지난해보다 30% 늘려 1500명을 뽑았다. 차세대 항공기인 A380 5대를 포함해 신형 항공기 16대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채용을 다소 줄일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유가와 환율이 급등한 탓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 내년에는 신입사원 채용을 조금 줄이고 올해 뽑은 사원들의 교육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주요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262곳이 2만8412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올해 채용한 인원수(2만8777명)보다 1.3% 감소한 수치다. 회사당 평균 108.4명을 선발할 예정으로, 올해(109.8명)보다 1.4명가량 줄었다. 감소 폭이 작지만 전체적인 인구증가를 고려하면 내년 고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업종의 신입사원 채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기·전자(3.6%), 석유·화학(1.1%), 식음료(0.6%) 업종에서 채용을 소폭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섬유·제지는 채용 규모를 29.3%나 줄이고, 자동차·부품(-13.7%), 유통·물류(-8.8%), 건설(-5.5%) 등의 업종에서도 신입사원을 덜 뽑을 계획이다.

내년 초 발효 예정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 업종인 자동차·부품의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예상 밖의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인크루트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2007년에 체결돼 몇 년간 논의하던 문제라 수혜 기업들은 이미 사업계획에 반영했고, 내년 채용계획에 특별한 영항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교차해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이 크지 않은데다 유럽 등 전반적인 세계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상현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으로 완성차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하나같이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종의 신입사원 채용시장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된데다 애초 인력수요가 많은 주택부문이 위축된 탓에 건설사들은 내년 신입사원 채용을 동결하거나 소폭 줄이는 상황이다. 반면 경력사원 채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입사원은 올해 수준(165명)을 뽑을 계획이지만, 경력사원은 국외 현장에서 인력수요가 계속 늘어나 플랜트 중심으로 올해(40명)보다 더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아 유통·물류 업종도 내년에 고용 증가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채용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유통업계가 포화상태여서 신규 점포를 내기 어려운 상태라 그런 통계가 나오지 않았겠나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용 증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유통업계의 신입사원 채용 전망도 밝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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