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 등 진출 기업
10곳중 3곳 “전문인력 부족”
코트라, 퇴직자 채용박람회
10곳중 3곳 “전문인력 부족”
코트라, 퇴직자 채용박람회
박아무개(57)씨는 대기업 계열사인 종합상사에서 30년간 일하다가 2010년 정년퇴직했다. 한두달 집에서 쉬다 보니 지긋지긋하던 출퇴근이 그리워졌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러 나섰지만 막상 일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마침 코트라에서 퇴직 전문인력을 위한 채용박람회를 연다는 전자메일이 도착했다. 참가 신청을 내고 1차 서류전형을 거쳐 몇 차례 채용면접을 보고 중견 건설업체의 해외사업 부문 이사로 채용됐다. 국외사업을 확장하던 건설업체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캐나다 토론토의 지사장으로 활동한 박씨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파트너들은 65살 넘어도 현장에서 활동하는데 우리나라는 정년퇴직이 너무 빠르다”며 “50대도 은퇴 뒤 제2의 직장을 얻으려면 자기계발을 통한 스펙 쌓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퇴직한 전문 인력들이 국외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중소·중견업체들과 손잡고 있다. 코트라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 88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27.6%(217곳)가 해외사업부문의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6월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2 해외투자기업-퇴직전문인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국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 100곳과 퇴직 전문인력 400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코트라는 서류전형을 거쳐 국외 근무 경험과 영업, 관리,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대기업 및 중소기업 출신의 전문인력을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박람회 현장에서 면접하도록 조율한다.
앞서 2010년에는 38명, 2011년에는 44명의 전문인력이 박람회를 통해 취업했다. 국내 전자통신기업에서 정년퇴직하고 물류해운기업의 폴란드 해외법인 고문으로 재취업한 이아무개씨는 “과거 대기업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에 전수할 수 있다는 게 보람”이라고 말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전문 인력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하고 퇴직자의 활용도도 높이는 의미있는 박람회”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정보는 박람회 누리집(meet.ois.go.kr)에서 얻을 수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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