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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공장도 웰빙시대 ‘공원 같은 직장’

등록 2005-07-28 17:15수정 2005-07-28 19:07

일터를 아름답게 꾸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우이지텍, 이건창호, 도담시스템즈. 기업나라 제공.
일터를 아름답게 꾸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우이지텍, 이건창호, 도담시스템즈. 기업나라 제공.
나뭇잎 바스락 정원…햇빛 찰랑 투명건물…이직 ‘뚝’ 효율성 ‘쑥’

“고급 아파트같은 실내, 호텔을 방불케하는 화장실, 놀이공원같은 정원...”

공장들이 예뻐지고 있다. ‘기름때 묻은 삭막한 공간’이라는 기존 이미지가 무색하게 개성과 편리함을 겸비한 ‘예술’ ‘웰빙’ 일터로 거듭나고 있다. 어메니티(amenities, 쾌적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이들 ‘아름다운 공장’이 하나같이 낮은 이직률과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아름다운 경영’에도 성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3D공장은 지저분하다는 편견을 버려= 경기도 시화공단 안에 있는 정우이지텍 공장 건물의 가운데에는 로비 대신 널찍한 실내 정원이 있다. 전통 한옥의 ‘ㅁ’자 구조로 된 이 사옥은 정원을 중심으로 1, 2층이 뚫려 있어 어디서든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건물의 화장실에는 비데가, 휴게실에는 당구대와 탁구대가 마련되어 있는 등 콘도미니엄 수준이다. 직원이 60여명에 불과한 이 회사가 2003년 사옥을 옮기며 내부를 리모델링 하는데 쓴 돈은 자그마치 15억원이다. 김정진 사장은 “회사 경영 30년만에 큰 빚을 내 사옥을 꾸몄다”며 “도금 산업은 공해를 내뿜는 기피업종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응은 뜨거웠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다른 도금업체와 달리 이 회사에는 젊은이들, 심지어 대학 졸업자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회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20대에 불과하고, 근속연수도 3~4년으로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공장을 옮긴 뒤 정우이지텍은 해마다 10~20%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투명한 건물, 투명한 경영= 지난해 인천으로 옮긴 이건창호 공장은 외벽과 엘리베이터 등 건물 전체가 유리소재로 되어 있어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방불케한다. 직원들이 자연광을 받으며 창틀을 조립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임원실 벽까지 모두 유리로 되어 있는 것은 경영철학인 투명경영을 상징한다. 자칫 차갑게 보일 수 있는 건물 구석구석에는 화분이 놓여있고 1층에는 체력 단련실과 온돌방, 갤러리와 겸하는 휴게실 등이 배치되어 ‘따뜻함’을 더한다. 건물은 ‘백년 공장’답게 미래의 생산성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향후 시설을 늘릴 경우에 대비해, 복층으로 생산라인 확장이 가능하게끔 한 것이다. 생산본부의 박홍석 대리는 “새 사옥으로 이사온 뒤 업무 효율성이 올라갔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 역시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사옥을 옮긴 뒤 이직자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서울에 이만한 공장 있나요?=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은 최고급 인력을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 하지만 군용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대전의 도담시스템즈에는 150여명 중 90%가 엔지니어들이다. 대부분 10년 이상 개발 경험이 있으며 석·박사 학위 소유자가 55명에 달하는 등 ‘막강 인력’을 자랑한다. 이 회사의 이름은 ‘아무 탈없이 잘 자란다’는 뜻으로,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정해졌다. 도담의 건물 역시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탄생했다. 회사의 설립자가 직접 서울 황학동과 청계천을 뒤져 구입한 값싼 소품들은 유럽의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뒤뜰 연못은 직원들의 건의로 탄생했고, 접견실 겸 회의실은 기념사진을 찍어갈 정도로 환상적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이경열 조사연구실장은 “최근 몇년새 중소기업들도 설비투자 못지않게 공장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공장을 가꾸는데 들인 돈은 반드시 두배, 세배로 돌아오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 공장의 경영자는 예외없이 훌륭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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