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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나’를 알고 두드리면 ‘나’를 알아보는 ‘문’ 열린다

등록 2012-08-30 10:42

전기·전자 3810명 가장 많이 뽑아
항공·외식업 인원 늘어 공략할만
조선·자동차 경기 나빠 채용 줄어
대기업 가을채용 늘어 구직 적기
‘장기 레이스’ 대비 일정표 짜고
목표 정해놓고 발품·손품 팔아야

올해 하반기 채용 시장이 열렸다. 취업 준비생들의 바람과 달리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유럽 부채 위기 등으로 세계경제가 장기 불황에 들어갈 조짐을 보임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허리띠를 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채용을 소폭 늘리거나 유지해 그나마 사정이 괜찮지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일자리의 ‘좁은 문’은 더 좁아졌다.

‘좁은 문’을 뚫기 위해선 서류, 인·적성검사, 면접 등 짧으면 한달, 길면 두세달에 걸친 장기 레이스를 견뎌내야 한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백전불패. 먼저 정신없이 쏟아질 채용 공고 등 각종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희망기업과 채용 가능성이 큰 기업을 잘 선별해야 한다. 그다음 캠퍼스 리크루팅이나 온라인 구직 정보 등을 찾아다니며 발품·손품을 파는 노력이 필요하다. 취직 준비와 일정 등을 담은 자신만의 구직 시간표를 짜놓는 것도 장기 레이스에 지치지 않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수백군데 회사에 서류지원을 하고, 수십곳으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자신을 알아보는 기업을 만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취업진로지원센터 옆 취업정보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마포구 홍익대 취업진로지원센터 옆 취업정보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대기업 채용 소폭 증가

주요 대기업의 채용 전망은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좋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조사에 응한 339개사를 대상으로 4년제 대졸 정규 신입 채용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졸 신규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51.0%인 173개사였다. 이들 기업의 대졸 신입 채용 인원은 총 1만8974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1만8225명)보다 4.1%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 채용규모(1만5509명)보다 22.3% 늘어, 채용시장은 상반기에 견줘 활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업간 채용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에도 통상 채용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전기전자 업계의 채용이 주를 이룰 것이고, 항공·운수, 외식서비스 업계 채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항공·운수업 쪽의 분위기가 좋다. 지난해 하반기와 견줘볼 때 32.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외식업도 20.6% 더 뽑는다고 답했고, 전기전자업(11.1%), 제조업(8.4%), 금융업(6.8%) 등도 지난해 하반기에 견줘 채용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선·중공업(-12.0%), 자동차업(-9.0%), 유통·무역업(-8.3%), 기계·철강업(-6.4%), 건설업(-5.7%) 등은 지난해에 비해 채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채용 인원으로 보면, 전기·전자업이 가장 많다. 올 하반기 총 3810명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금융업(1905명), 항공·운수업(1847명), 식음료·외식업(1545명), 자동차업(1510명), 유통·무역업(1475명), 조선·중공업(1390명), 건설업(1366명) 등의 순이다.

■ 취업의 ‘삼각파도’ 넘기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대부분 기업에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 등 ‘삼각 파도’를 넘어야 한다. 서류전형의 경우, 이른바 ‘스펙’으로 불리는 출신대학·학점·영어성적 등 지표보다 지원자의 장래성을 따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두산그룹은 입사지원서에 아예 학점 기입란이 없고, 효성은 서류전형에서 영어점수와 연령에 대한 제한이 없다.

자신의 장래성을 인사담당자에게 홍보하기 위해선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여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취업하고 싶은 기업과 직무 연관성을 연결해 구체적으로 쓰는 게 좋다. 현대중공업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 내용 가운데 학업 이외의 활동이나 경험 및 지원 동기, 입사 이후 계획에 대한 구체성을 중요하게 본다”며 “지원자의 경험을 통해 입사 이후 기업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그 내용도 기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에 진행되는 인·적성 검사는 일관성 있는 답변이 중요하다. 최대한 솔직하게 답을 하고, 막히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찍지 않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면접 전형은 막상 현장에 가서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게 좋다. 모임 등을 구성해 질의응답을 미리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또 답변할 때 직무분야의 특성을 연결해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돌발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 정보가 힘

기업마다 바라는 인재상은 제각각이다. 막연한 귀동냥을 가지고 취업을 준비한다면 헛다리를 짚을 수 있다. 기업마다 대학을 찾아 캠퍼스 리크루팅을 하는 곳이 많으니 가서 들어보는 것도 좋다.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은 캠퍼스 리크루팅에 응한 지원자에게 점수를 더 주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캐는 방법도 있다. 대신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 희망하는 기업 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만 보낸다. 많은 정보가 모이는 곳으로 손꼽히는 곳은 148만 회원이 가입해 있는 온라인 카페 ‘취업 뽀개기’(cafe.daum.net/breakjob)이다. 이밖에 잡코리아나 인크루트, 사람인 등 다양한 취업포털에서 채용공고부터 인·적성시험 유형과 면접 후기 등을 볼 수 있다.

기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부지런히 두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잡코리아 조사를 보면, 1000대 기업 가운데 459곳은 에스엔에스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엔에스를 통해 기업 행사나 제품소개 등 최근 동향을 알리는 곳이 많아 채용전형 준비 때 참고하기에 좋다. 채용만을 위한 에스엔에스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 1월부터 아예 누리집에 있는 채용 문의 게시판을 닫고 트위터(twitter.com/hyundaijob)를 통해 지원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신입 채용 트위터( twitter.com/Samsungjob)의 팔로어도 1만2000여명에 달한다. 소소한 질문들을 해도 될까 고민하기 십상인데, ‘채용 에스엔에스’에선 공채 시험장 위치에서부터 면접 때 입고 올 복장까지 인사 담당자들과 생생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정보가 보고 싶다면 잡코리아가 500대 기업의 채용 일정과 규모, 동향과 전략을 수록한 ‘가이드 이-북(E-book)’을 참고할 수 있다. 잡코리아 누리집(trend.jobkorea.co.kr)에서 새달 3일부터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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