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7.9%→2010년 31.4%
직장 여성이 결혼 뒤 출산·육아를 하게 되면 고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통계개발원이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분석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및 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직장 여성들의 경력 단절이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기간 안에 출생한 세대의 시계열 변화를 분석한(코호트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71~1975년생(38~42살) 여성은 20대 전반에 53.7% 고용률을 보였다가 30대 전반에 38.7%로 15% 포인트 추락했다가 30대 후반에 다시 55.2%로 반등하는 엠(M)자 형태를 보였다. 1966~1970년생(43~47살) 여성의 고용률도 20대 전반 51.4%에서 30대 전반 38.7%로 떨어진 뒤 30대 후반에 45.7%로 회복하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결혼과 육아 부담이 30대 초중반 여성 고용률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개발원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은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의 함몰 지점이 발견된다”고 분석했다.
이 탓인지 여성들이 결혼을 미루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956~1960년생(53~57살) 여성들은 30대 초반(30~34살) 미혼율이 5.3%에 그쳤지만, 1976~1980년(33~37세) 여성은 29.1%가 미혼이었다. 마찬가지로 출생아수도 줄었다. 생애주기별 기혼 여성의 평균 출생아를 보면 85살 이상은 평생 4.71명을 낳았지만, 30~49세는 1.81명 출산에 그쳤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1956~1960년생(53~57살) 여성은 대졸 이상 비중이 10.2%에 불과했지만, 1976~1980년생(33~37살) 여성은 59.1%를 기록했다. 또 양성을 통틀어 20대 청년층에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비율이 80.8%에 달했다. 한국 20대 청년 5명 가운데 4명은 대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젊은층의 취업은 주로 화이트칼라에 집중됐다. 20~29세의 전문·관리직 취업 비중은 2000년 27.9%에서 2010년 31.4%로 올랐다. 그러나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전체 취업인구 중에서 청년기(20~29세)의 비중은 1990년(26.4%)에서 2010년(15.3%)로 20년 동안 11.1% 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중년기(50~64세)의 취업인구 비중은 17.3%에서 24.7%로 7.4% 포인트 늘었다. ‘청년실업’과 ‘노년알바’의 쓸쓸한 대비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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