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신입 상시채용’ 제로
지원자 몰려 부담 줄이기 겨냥
지원자 몰려 부담 줄이기 겨냥
현대자동차가 올해 대졸 신입사원 모집부터 인문계 직무의 대규모 공개채용을 없앤다. 서류전형과 총장추천제 도입을 시도했던 삼성그룹에 이어 현대차도 대규모 공채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7일 ‘2014년 대졸 신입사원 모집’ 자료를 내고, 오는 10~17일 채용 누리집(recruit.hyundai.com)을 통해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세부 모집분야는 개발 부문의 연구개발, 구매 및 부품개발과 플랜트 부문의 플랜트운영, 플랜트기술, 품질로 나뉜다. 해마다 함께 진행됐던 전략기획 부문(경영지원, 해외영업지원, 마케팅, 재경 등)은 이번 공채 전형에서 빠졌다.
대신 현대차는 ‘신입 상시 채용’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신입 상시 채용은 4년제 대학 3~4학년 학위취득 예정자 혹은 졸업자가 입사지원서를 누리집에 상시적으로 등록해 전략기획과 개발, 플랜트 부문 등에 지원하는 제도다. 보통 인문계 출신 대학생들이 갈 수 있는 전략기획 부문은 상시채용에만 포함돼, 인문계 구직자가 대규모 공채를 통해 입사하는 과정이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부문별로 인원이 추가로 필요해지면 상시채용을 수시로 진행해 7월에 공채 합격자와 함께 입사시킨다고 밝혔다. 상시채용 과정은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으로 공채와 동일하다.
인문계 공채를 없앤 것에 대해 현대차 쪽은 “이공계에 견줘 적은 수를 뽑는데도 많은 지원자가 몰려 기업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 대규모 공채가 구직자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있어,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인문계부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상시 채용 진행을 지켜보며 이공계까지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채용방향 전환은 올해 초 공채 방식을 바꾸려 했던 삼성그룹과 비슷하다. 삼성도 공채전형에 10만명씩 지원자가 몰리자, 지원자 모두에게 직무적성검사(SSAT)를 볼 기회를 주는 대신 서류전형 부활과 총장추천제 도입 등을 통해 응시인원을 줄이려 한 바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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