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대학, 대학생 창업지원 나서
경영학으로 유명한 미국 뱁슨대는 1999년부터 창업교육 커리큘럼인 에프엠이(FME) 강좌를 통해 학생들이 낸 사업 아이디어를 판단해 팀당 최대 3000달러의 시드머니(종잣돈)를 지급하고 있다. 학생들이 피자회사를 차리건, 정보지를 팔건 1년 동안 회사 운영을 통해 번 수익은 모두 지역사회에 기부하도록 돼 있다. 수업인만큼 학점도 매긴다. 기존 창업교육의 틀을 깨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에프엠이를 통한 누적 기부액만 43만달러다. 아이디어 발굴과 제품 개발·출시, 회사 운영·청산 등 창업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기르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이는 ‘이중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커리큘럼은 이후 하버드와 스탠퍼드, 매사추세츠공대 등 미국 대부분의 명문대로 삽시간에 확산됐다.
뱁슨대의 에프엠이를 응용한 ‘캐시클래스(Cash Class) 강좌’ 등 벤처창업과 관련된 대학내 연구개발과 교육, 창업지원 등을 한군데서 지원하는 ‘기업가센터’가 국내 대학에서도 8일 문을 열었다.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POSTEC), 서울대, 한양대, 숙명여대, 인하대 등 6개 대학은 이날 오전 서울대에서 ‘기업가센터’ 합동 출범식을 열고 하반기부터 대학생 창업지원 활동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전공·복수전공·연합전공 형태로 10개 이상의 창업전공 강좌가 각 센터에 일제히 개설된다. 해외인턴십과 ‘앙트러프러너십 바이두잉’(가치창조활동)과정 등 대학 센터별로 특화된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만들어진다. 각 센터간 과목 학점교류가 이뤄지고 공동 사이트 등을 통해 커리큘럼 콘텐츠와 연구성과도 공유할 방침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6개 대학 기업가센터는 끝없는 창의적 도전을 통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고, 대학창업 교육의 틀을 바꾸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대학 기업가센터는 초기 일정기간은 정부와 대학이 2대 1로 비용을 부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각 대학이 기부금 등을 통해 자율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청은 올해 이들 6개 대학 센터지원을 위해 모두 3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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