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에서 열린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에 참가한 한 여성이 이력서에 붙일 사진을 찍어주는 부스 앞에서 휴대전화로 자신의 얼굴을 살피고 있다. 성남/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달 2030 실업자 9만5000명 집계
지난해까지 3년 동안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김아무개(26)씨는 올해 들어 일자리 구하기에 나섰다. 김씨는 “대학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 교육행정직 준비를 했는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 매번 떨어졌다”고 말했다. 9급 교육행정직은 지난해 16명 뽑는 데 8575명이 응시해, 535.9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는 경쟁률이 734.3 대 1이다. 김씨는 “아르바이트하기조차 어려워 지금은 시험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경력이 없어서 그런지 취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20~30대 청년 실업자 수가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9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취업을 경험하지 못한 20~30대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 9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20대가 8만9000명, 30대는 6000명이었다. 이는 카드대란이 있었던 2003년 1월(9만7000명) 이후 1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보통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는 졸업 시즌인 2월에 연중 최고치가 됐다가 갈수록 낮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졸업 시즌이 지났는데도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한 실업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 2월 7만9000명이던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3월 7만1000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4월 8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갈수록 취업이 힘들어져 위기감이 커진 청년들이 구직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채용 시장의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 1~4월 20대(20~29살)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은 함께 오르고 있다. 4월 20대 실업자는 42만2000명, 실업률은10.3%다.
청년 고용 사정이 호전되지 못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신규 채용 대신 경력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이 취업 무경험 실업자를 늘리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센터장은 “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든데다, 기업들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현석 고용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어학연수, 공무원 시험 등 취업 준비를 길게 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는데, 이들이 취업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연 김민경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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