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희망퇴직 1121명 신청

대상자의 20%…특별퇴직금 등 지급
임금피크제 직원은 매년 정례화 방침

케이비(KB) 국민은행이 고연령, 고비용의 인적 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해온 희망퇴직에 1121명이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민은행 노사는 5월13일 2010년 이후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21일부터 29일까지 신청을 받아왔다. 대상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55살 이상 임직원 1000여명과 직급별로 최소 15년 이상 근속한 일반직원 4500여명 등 5500여명이다. 신청자들은 오는 17일까지 근무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희망퇴직자에게는 월평균 급여의 최대 28개월분, 일반직원은 30~36개월분 이내로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고참급 지점장 기준으로 특별퇴직금은 4억원 정도, 전체 평균으로는 4억원이 조금 안 될 것으로 은행 쪽은 내다봤다. 또 실업급여와 유사한 형태의 취업지원금을 1년간 매달 20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1년 뒤부터 은행 쪽에 이번 퇴직자들이 일할 만한 자리가 생기면 재취업도 돕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은행권은 인적 구조 조정 필요성과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확대 정책이 맞물려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임직원 수가 2만1500여명으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남성 직원 평균 근속연수도 21년11개월로 다른 은행보다 최대 5년 가까이 길다.

국민은행은 이번 희망퇴직으로 신규 채용에 여지가 생겨 청년층 고용에도 구실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기존 임금피크제 직원에게는 일반 직무와 마케팅 직무 등을 선택의 폭을 넓혀준 바 있다. 국민은행 쪽은 “이번 희망퇴직은 고령자와 장기근속 직원이 대상이어서 제2의 인생 설계를 희망하는 직원들 위주로 이뤄졌다. 임금피크제의 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문제 해결 등 고용의 선순환 구조뿐 아니라 조직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동조합 정책홍보국장은 “퇴직 희망자들에 대한 회사 쪽 처우가 다소 아쉽지만, 노사가 상호 신뢰 아래서 강제적 대규모 구조조정 대신 자율적인 방법을 찾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