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을 할 때 기술 기반의 세계적 기업을 만들자는 결심을 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김영달(48·사진) 아이디스홀딩스 대표는 1997년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시절 동료·후배 4명과 함께 자본금 5천만원으로 폐회로(CC) 텔레비전 제조업체인 ‘아이디스’를 창업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지키며 성장해온 아이디스는 2011년 회사를 분할해 투자사업 부문은 아이디스홀딩스가, 개발·제조·판매사업 부문은 아이디스가 맡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아이디스는 콘텐츠를 비디오테이프에 저장하던 기존 디브이아르와 달리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1999년 시드니올림픽에 필요한 디브이아르 납품업체 선정에서 미국 지이(GE) 등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어요.”
김 대표는 “아이디스가 자체 상표로 직접 영업에 나선 2013년 전까지는 영업이익률이 2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고, 그동안 부채도 쓴 적이 없다”고 내세웠다. 매출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쓰며 기술력을 확보해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12년 산업용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코텍’을 인수했다. 코텍의 주력 제품인 카지노용 디스플레이와 전자칠판 등 플랫형 디스플레이는 세계 시장에서 1위다.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용·항공관제용 디스플레이 쪽 기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이런 분야는 모두 대기업들이 하지 않는 틈새 분야로, 자체 상표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휴맥스와 아이디스, 코텍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이디스룹은 총 매출 4천억원, 총 자산 5천억원, 부채 0원인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김 대표는 “2020년엔 매출 1조원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윤영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