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5명 중 4명은 회사에서 잡무처리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들이 잡무처리에 허비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15분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직장인 1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의 77.3%가 ‘근무 시간 중 본업과 무관한 잡무처리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무별로는 △마케팅·홍보·무역·유통과 △경영·사무가 각각 82.5%, 83.4%로 가장 잡무처리가 많은 직군으로 꼽혔다. 잡무 처리를 한다는 응답이 가장 적은 직무는 △전문·특수직으로 69.3%로 마케팅 직무에 비해 14%P 이상 비중이 낮았다. 직급별로는 △대리급이 84.4%로 잡무처리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사원(75.8%)보다 과장급(82.2%)에서 ‘잡무 처리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부장급 이상의 응답 비중은 전체 응답군을 통틀어 가장 낮아 64.6%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잡무 처리에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15분으로 집계됐다. 일 평균 근로시간을 8시간이라 가정했을 때 근로시간의 4분의 1 이상을 잡무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셈이다.
직장인들의 잡무처리 사용시간을 구간별로 나눠 보면 △1시간~2시간 미만이 32.4%로 가장 많았고, 2시간~3시간 미만이 24.4%로 그 뒤를 이었다. 30분~1시간 미만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도 12.7%로 적지 않았으며, 6시간 이상과 3시간~4시간 미만이 각각 10.5%씩이었다.
특히 잡무 처리에 할애하는 시간의 평균값을 직급별로 살펴보았을 때 부장 이상 직급이 2시간54분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잡무에 할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부장 이상 직급은 전체 응답군 중 ‘잡무 처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 응답이 가장 낮은 그룹이기도 했다.
직무별로는 △IT·인터넷이 3시간17분으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미디어가 1시간38분으로 가장 낮았다.
한편 사내에서 처리하는 잡무가 있다고 밝힌 직장인의 88.5%는 ‘잡무 처리로 인해 불편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잡무로 인해 현업에서 느끼는 불편(복수응답)은 다양했다. 직장인의 절반 가량은 ‘본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52.6%)고 그 이유를 밝혔다. ‘내가 회사에서 뭐 하는 사람인가 싶어 직무·직장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응답이 42.3%로 2위를 차지했으며, ‘처리하는 일이 많아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38.1%)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우선순위와 상관 없이 급한 일부터 처리하느라 일정이 꼬인다’(37.8%), ‘잡무가 잡아먹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불필요한 야근, 추가 근무가 발생한다’(32.3%), ‘하는 일은 많은데 인사고과·평가는 업무량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하다’(22.6%) 등의 불만도 이어졌다.
직장인들에게 가장 하기 싫은 잡무를 고르게 한 결과 1위는 △상사 업무 수발, 비서 노릇(26.9%)이 차지했다. 각종 메일 회신 및 전화문의 답변(14.7%)과 각종 비용·영수증 처리(11.7%)가 하기 싫은 잡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주·월·분기·반기·연간 업무 보고서(11.3%), 회의용 보고서 및 회의록 작성(10.6%), 사내, 팀내 물품 관리(9.9%), 회사 행사 참석(5.0%), 거래처, 관계자 관리(4.6%) 등도 처리하기 귀찮고 진빠지는 잡무로 꼽혔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