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12.2%·소비 5.9%·설비투자 6.9% ↑
통계청 11월 산업동향
생산, 소비, 투자 등 경기지표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특정업종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특별소비세 등 변수가 겹쳐 전분야에 걸친 경기회복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2%가 늘어, 올 1월(14.3%) 이후 열달만에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재 판매도 5.9% 늘어나 지난 10월(3.7%)보다 증가세를 더 끌어올렸고, 설비투자도 6.9% 늘어나 만성적인 ‘소비·투자 부진’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3.3%로 1994년 11월(83.3%)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째 상승했다. 그러나 신차효과와 특소세 변수 등이 적지 않게 작용했고, 생산증가 등이 여전히 특정분야에 치우쳤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산업생산은 12.2%나 늘었으나, 반도체(45.8%), 영상음향통신(15.0%), 자동차(14.1%) 등 3개 업종을 제외하면 2.0%에 그친다. 섬유제품은 -11.2%로 여전히 회복세를 벗지 못했다. 최근까지 3%대에 머물던 소비재판매도 5.9%로 불쑥 위로 치솟았다. 특히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9.1% 늘어 2002년 10월(10.9%) 이후 3년1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그러나 이도 내년부터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환원에 따라 소비자들이 차를 앞당겨 사는 분위기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5.5% 증가에 그쳤던 승용차판매가 11월 19.9%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 중 평면 텔레비전, 승용차, 휴대폰 등 내구재는 23.7%나 늘었지만, 남녀기성복·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2.6% 증가에 그쳤다는 점도 경기회복세가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그나마 재래시장이 포함된 ‘기타 소매점’의 판매가 지난 9~10월의 -2%대 감소세를 벗어나 미약하나마 0.3%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게 긍정적인 대목이다.
설비투자도 지난 10월 1.7%에서 6.9%로 올라섰지만, 반도체 제조장비와 자동차 관련 투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고용효과와 연관이 깊은 건설수주는 3.6%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10월(-34.8%)의 감소세에선 벗어났지만 올들어 10월까지의 평균 증가율(18.9%)에는 크게 못 미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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