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 | 기자들의 브이로그형 현장 브리핑 #69
권지담 24시팀 기자
권지담 24시팀 기자
3일 방송된 ‘한겨레 라이브’의 코너 ‘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내기소)에서는 권지담 24시팀 기자가 나와 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거울과 방범용 시시티브이(CCTV), 비상벨 등이 설치된 여성안전마을의 효과를 현장에서 소개했다.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권지담 24시팀 기자 내기소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겨레> 24시팀 권지담 기자입니다. 저는 24시팀에서 서울 혜화 지역과 중부 지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기사의 주제는 바로 '여성 안심 마을'입니다. 지난 5월이었죠. 서울 신림동에 강간미수 사건이 일어나면서 1인 가구의 안전과 관련된 중요성이 부각됐습니다. 저 또한 밤늦게 집에 혼자 들어갈 때는 이어폰을 빼거나 주위를 둘러보는 등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노원경찰서와 혜화경찰서가 안심 마을을 구축하고 있고, 구축했다는 발표를 해서 과연 안심 마을은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2017년도에 만들어진 여성 안전 마을을 직접 한 번 가봤습니다. 안전 마을은 화려한 대학로와 달리 컴컴한 골목들로 구성된, 특히 1인 가구들이 많이 몰려있는 지역입니다. 주변에 서울대학교 병원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근무하는 간호사 등 직원들이 살고 있고 성균관대학교도 근처에 있어서 많은 유학생과 대학생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실제 마을에 들어가자 안전 마을이라는 지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지도에는 여성 안심 거울과 방범용 CCTV 그리고 미러시트의 위치를 각각 표시해주는 지도가 있었습니다. 그 지도를 한 번 따라가봤는데요. 곳곳에는 '막다른 길입니다'라는 노란색 표지판이라든가 '여기는 비상벨입니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노란색 표지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보안등과 함께 뒤편이 보이는 볼록거울, 여성 안심 거울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볼록거울은 굳이 여성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내 뒤에 누가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어서 굉장히 밤늦게 귀가한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미러시트가 눈에 띄었는데요. 경찰을 상징하는 마스코트죠. 호돌이 모양의 미러시트가 집집마다 거의 모든 집에 붙어있었습니다. 그 미러시트에 가까이 가자 제 얼굴뿐만이 아니라 제 뒤에 있는 배경이 그 미러시트 안에 한 번에 담겼습니다. 미러시트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미러시트가 문이나 대부분 현관 비밀번호키 옆에 붙어있기 때문에 내가 비밀번호키를 누르거나 집에 들어갈 때, 누군가 그걸 지켜보고 있거나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을 감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오래 살았던 주민분들은 2017년도에 안심 마을이 생기기 전후를 비교하면 전보다 훨씬 더 마을이 안전해졌고 또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조금 더 딸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매우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만큼 한계도 있었는데요. 특히 2017년도 10월 이후에 이 안심 마을에 들어왔던 주민분들은 안심 마을이 있었는지, 그리고 미러시트가 무엇인지 등 이 효과나 역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안심 마을이 대부분 주거가 밀집된 공간에 설치되다 보니까 보안등을 너무 밝게 설치하지 못하는 그런 한계도,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했습니다. 최근 여러 언론에서 안심 귀갓길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습니다. 비상벨이 가려져 있거나 실제로 눌렀는데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였는데요. 안심 귀갓길이 귀갓길에 초점을 맞춘 거라면, 그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마을 전체의 안전함을 책임지는 이 안심 마을의 목적을 생각하면 좀 더 여성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안전 효과적인 그리고 안전한 여성 안심 마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기소. 9월3일. 권지담 기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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