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소][단독] 성소수자라고 색출 당했던 군인, 강제 전역 위기

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 ｜ 기자들의 브이로그형 현장 브리핑 #75
김민제 24시팀 기자

17일 방송된 기자들의 현장 브리핑 ‘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내기소)에서는 김민제 24시팀 기자가 성소수자로 색출 당했던 군인이 강제 전역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정주용 피디 [e-mail]

김민제 24시팀 기자 내기소 전문

안녕하세요. <한겨레> 24시팀 기자 김민제입니다. 지난 2017년 3월에 있었던 '육군 성소수자 색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육군 중앙수사단 차원에서 군대 내에 있는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해서, 이렇게 색출된 군인 23명을 군형법 추행죄, 즉 군대 내에서 이뤄진 동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의6'을 위반했다면서 형사입건한 사건입니다. 당시 입건된 군인 가운데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군인도 있습니다. 저마다 상황이 조금 다른 상태인데, 얼마 전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한 군인이 강제 전역을 해야 할 위기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확인이 됐습니다.

<한겨레> 취재 결과와 군인권센터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한 육군 부대 소속 부사관이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 장기복무 선발에서 탈락했다고 합니다. 육군 부사관은 보통 5년 차에 장기복무 선발에 지원하고 선발이 돼야 군인으로서 장기복무가 가능해지는데요. 통상 선발에 지원을 하는 것에는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 부사관이 재지원해서 선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이 분이 장기복무 선발에서 탈락한 공식적인 이유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군인권센터와 이 부사관은 '성소수자 색출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걸 탈락의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외하면 탈락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유인데요.

설명을 보면, 장기복무 선발에 반영이 되는 평가요소는 근무평정이나 교육성적, 체력, 부대추천 이런 요소들인데, 확인 가능한 대부분의 요소에서 상위권에 이르는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부사관은 <한겨레>와 만나서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서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개인적인 공간에서 나눈 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이 처분 때문에 평생 몸담을 곳으로 생각했던 군대에서 나갈 위기에 처해있다. 억울하고 막막하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대 정비를 하고, 훈련을 하는 데 20대를 다 바쳤고, 군대 밖에서의 삶을 상상해본 적도 없는데 앞으로 나가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가야 할지, 어떻게 계획을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뿐만 아니라 한 육군 부대에 있는 장교도 진급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강제 전역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육군본부 관계자는 "기소유예로 장기복무 선발에서 탈락하는 일이 종종 있긴 하지만, 무조건 그것 때문에 미선발이 되는 건 아니다"면서 "본인이 확인할 수 없는 평가 요소도 있을 거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또 '군형법 92조의6'을 위반했다면서 전역하는 게 좀 불합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따른 판단이기 때문에 군에서도 그 판단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분이 장기복무 선발에서 탈락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기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기소. 9월17일 김민제 기자편. 한겨레 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