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에서 ‘체어’로 바뀐 포드사 회장 직함. 포드 홈페이지 갈무리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등 남성 문화가 강한 미국 대표적 자동차 회사들이 남녀가 구별되는 직함 명칭을 교체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시엔비시)는 12일 포드 이사회가 최근 회장직을 뜻하는 체어맨(Chairman) 명칭을 성중립적 직함인 체어(Chair)로 바꾸기 위해 내규를 개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포드 창업자이자 ‘체어맨’이었던 헨리 포드 증손자인 윌리암 클레이 포드 주니어 회장 영문 직함은 ‘executive chairman’에서 ‘executive chair’로 바뀌었다. 포드사 대변인은 “이번 변화는 포용적이고 평등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드사 경쟁업체인 지엠(GM)도 체어맨(Chairman)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엠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메리 배라는 지난 5월부터 체어맨이 아닌 ‘체어’ 직함을 쓰고 있다. 그는 2014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 회장직에 올랐지만 계속해서 체어맨으로 불려야 했다. 지엠 대변인은 “이런 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포용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우리의 여정에서 많은 변화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시엔비시>는 남성들이 주도해온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변화가 생긴 건 “상당히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투 운동(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기업들이 포용성과 다양성에 대한 노력을 약속했다. 이번 변화는 그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미권에선 남성(-man)을 중심에 둔 표현에 대한 반성으로 남성은 체어맨(chairman), 여성은 체어우먼(chairwoman)으로 구별해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예 성이 드러나지 않는 체어퍼슨(chairperson), 체어(chair)라는 표현이 확산하는 추세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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