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 내세운 보수 정치인
지난달 23일 캐나다 총선에서 12년간의 자유당 집권을 무너뜨린 스티븐 하퍼(46) 보수당 당수가 6일 22대 총리에 취임했다. 캐나다가 186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5번째 젊은 총리가 된 하퍼는 이날 취임 직전 폴 마틴 자유당 내각의 장관 39명보다 훨씬 적은 27명의 보수당 내각 장관 명단을 발표했다.
취임 첫 작품으로 ‘작은 정부’를 내세운 데서 알 수 있듯 그의 정치적 성향은 상당히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이피(AP)통신>은 선거기간중 낙태·동성간 결혼·큰 정부 반대, 소비세 인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대륙간 요격미사일 방어망 참여 제안 수용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에 비춰 그는 이웃국가인 미국의 공화당과 노선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새 총리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참전요청을 단호하게 거부했던 폴 마틴 전 총리와 달리,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그는 총선과정에서 긴장상태에 놓인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자유당이 과반수에 미달한 소수당 정권(전체 308석중 125석)인 데다 많은 캐나다인들이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 전쟁에 대해 ‘경멸’하고 있어 하퍼 총리가 쉽사리 ‘친미’ 일변도의 노선을 걷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캘거리 대학 경제학 석사와 석유회사 직원을 거쳐 1993년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하퍼 총리는 2004년 44살의 젊은 나이에 보수당 당수로 선출됐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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