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영미권 국가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이른바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에 한국 등 4개국을 추가하는 방안이 미 하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2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딸린 정보·특수전 소위원회가 공개한 35쪽 분량의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초안을 보면, ‘정보 공유 체계’ 항목에 파이브 아이스 확대·강화 방안이 자세히 언급돼 있다.
소위원회 쪽은 초안에서 “파이브 아이스 창설 이후 위협의 지형이 크게 바뀌었으며, 이제 가장 큰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라고 규정했다. 파이브 아이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문 해독 등을 위해 미국과 영국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태동했으며,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영 연방 3개국을 추가해 몸집을 불렸다.
소위원회는 “강력한 경쟁에 직면해 파이브 아이스 참여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비슷한 생각을 공유한 민주국가까지 신뢰 공동체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일본·인도·독일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이어 소위원회는 “국가정보국장은 국방부와 협력해 2022년 5월20일까지 상·하원 군사위원회와 하원 정보위원회에 현행 파이브 아이스 각국의 정보·자원 공유 실태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 파이브 아이스 확대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함께 한국 등 4개국이 참여했을 때의 장단점 등도 분석·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소위원회가 제출한 초안은 군사위 내부 논의를 거쳐 △하원 전체회의 표결 △상·하원 합동위원회 논의 △상·하원 전체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파이브 아이스 확대 논의는 이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다만 초안 내용대로라면,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와 구성한 비공식 전략포럼인 ‘4자 안보대화’(쿼드) 참여국이 모두 파이브 아이스에 참여하게 된다. 파이브 아이스가 ‘쿼드+5’ 형태가 되면서, 중국과 정면 대치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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