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프레발 70% 득표율
중남미에서 또다시 ‘반미’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 축출 2년 만에 7일 치른 아이티 대선 개표 중간집계 결과, 르네 프레발(63) 전 대통령이 70% 가량의 득표율로 확고한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이 8일 전했다.
약 20개 개표소 집계 결과 프레발 전 대통령은 75%의 득표율을 올렸고, 주요 경쟁자인 전 대통령 레슬리 마니가(75)와 사업가 출신 샤를 앙리 바케르(50)는 각각 10%, 3%의 득표율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레발 전 대통령은 아이티 최고 부촌으로 평가되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교외 페티온빌 지역에서도 상당한 득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선거 당국 관계자가 말했다. <에이피(AP)통신>도 프레발 보좌관인 보브 마누엘을 인용해 16%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프레발 후보가 67%의 득표율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프레발 전 대통령은 2년 전 미국 정부와 프랑스가 지원한 유혈 군부 쿠데타로 망명길에 오른 해방신학자 출신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과는 ‘민주화 동지’ 관계에 있다.
그는 1990년 아이티 첫 민주선거에서 당선된 아리스티드가 이듬해인 91년 9월 쿠데타로 망명길에 오르자 그 뒤를 따랐으며, 3년 뒤 미군 개입으로 권좌에 복귀한 아리스티드가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에 묶이자 그의 공식 후계자로 출마해 1996~2001년 대통령을 지냈다.
아리스티드는 반대자들로부터 부패의 온상으로 공격받았지만 빈민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빈민층은 ‘아리스티드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프레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프레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아리스티드의 귀국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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