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1일 뉴욕의 호텔 앞에서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보건부장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수행해 유엔총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르셀루 케이로가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보건 안전 규칙에 따라” 미국에 남아 격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을 1차 접종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로가 장관은 21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수행해 뉴욕을 방문 중이었다. 케이로가 장관의 확진 판정은 보우소나루 수행원 중에서 두번째다. 앞서 수행원 한 명도 뉴욕 도착하자 마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귀국 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이번 유엔총회에도 참석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한 유엔의 자율 규칙을 무시하고 참석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에 대해 “백신 접종을 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오려고 애쓸 필요없다”고 일갈한 바 있다.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공연히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로클로로퀸 같은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권장하고 통행제한 등 방역조치를 비아냥거리는 막말을 쏟아내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왜 많은 나라가 조기 치료를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약제의 사용을 옹호했다.
케이로가 장관은 21일 유엔 총회장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악수도 했다. 나중에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만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외교 수행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도 수행원 2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브라질에선 21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사망자가 59만명을 넘었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