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멸종 선언된 큰흑백색딱따구리.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큰흑백색딱따구리 등 23종의 생물이 멸종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어류·야생생물청(FWS)은 29일(현지시각) 조류와 어류, 식물 등 23종을 ‘멸종위기종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멸종이 선언된 23종은 조류 11종, 박쥐 1종, 어류 2종, 식물 1종, 조개류 8종 등이다.
미국 어류·야생동물청은 이번 멸종 선언이 “각 종에 대한 과학적인 철저한 검토”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어류·야생생물 청에서 종 분류를 담당하고 있는 브리짓 페이히는 “이들 23종 각각은 우리나라의 자연유산과 세계 생물다양성에서 영원한 손실을 의미한다”며 “이들의 멸종은 인간이 일으킨 환경변화의 결과라는 점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큰흑백색딱따구리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큰 딱따구리였다. 그러나 1944년 루이지애나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됐으며, 1967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바크만의 휘파람새도 1967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가 이번에 멸종이 선언됐다. 하와이에 사는 조류 8종도 이번에 멸종 선언됐고, 괌에 사는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도 멸종 명단에 올랐다.
어류·야생생물청은 1973년부터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이들 종에 대한 보호 프로그램이 발효됐으나 이는 이미 늦은 조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류·야생생물청은 멸종위기종법이 등록된 종의 99% 이상의 멸종을 막는 데 성공했으며 이런 보호는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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