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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르테가, 통산 다섯 번째 대통령 당선…‘영구집권’ 가는 길 열어

등록 2021-11-09 10:51수정 2021-11-09 15:12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7일 대선 투표소에 들러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니카라과 대통령 공보사무실 제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7일 대선 투표소에 들러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니카라과 대통령 공보사무실 제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8일 대선 승리로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성공하며 영구집권의 길을 닦았다.

니카라과 선거관리 당국은 이날 대통령 선거 개표를 97.7% 진행한 상황에서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 대통령이 75.92%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위 후보의 득표율은 14%, 나머지 4명은 1∼3%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2007년 이후 연임하고 있는 오르테가 대통령은 2027년 1월까지 5년 더 집권하게 된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였던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도 부통령 임기를 5년 더 연장하게 됐다. 앞서 오르테가는 1979년 소모사 장기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산디니스타 혁명을 이끈 뒤 과도 연립정부 수반을 거쳐 1985년~1990년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대선 전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르테가는 유력 야당 정치인 몇십명을 무더기 체포해 사실상 그의 권위에 도전할 만한 세력을 모두 제거한 뒤 이번 대선에 임했다.

이번 승리로 영구집권의 길을 닦았지만, 오르테가 대통령의 앞날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을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니카라과 정권의 비민주적 행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외교, 동맹과의 공동 행동, 제재, 비자 제한을 계속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를 요구했다. 유럽연합도 성명을 내어 오르테가가 반대파와 언론인, 활동가들을 “조직적으로 구금하고 고문하고 협박했다”며 “이번 선거로 니카라과가 독재국가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해외 거주민의 국내 송금이 국내 경제에 큰 몫을 차지하는 니카라과는 2018년 대규모 시위와 뒤이은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 니카라과 경제는 오르테가 정권이 더 통제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 러시아는 오르테가의 승리를 인정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외교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선거결과를 부인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관련기사 : ‘산디니스타’ 혁명가는 어떻게 ‘악명높은’ 독재자가 됐을까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18411.html?_fr=m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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