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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격’ 살인, 10대 백인 청소년 ‘무죄’

등록 2021-11-20 16:13수정 2021-11-20 16:29

카일 리튼하우스(18·얼굴 보이는 이)가 18일 배심원 평결 전 변호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커노샤/로이터 연합뉴스
카일 리튼하우스(18·얼굴 보이는 이)가 18일 배심원 평결 전 변호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커노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두 사람을 숨지게 한 10대 후반의 백인 청소년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 커노샤 카운티 법원의 배심원단은 19일 살인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28)에게 무죄를 평결했다고 <에이피>(AP)가 보도했다. 리튼하우스는 17살이던 지난해 8월 흑인이 백인 경찰의 총에 반신불수가 된 데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번진 날 저녁 백인 자경단원들과 함께 순찰을 돌다 반자동 소총을 쏴 두 사람을 숨지게 하고 한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총기 소유 권리와 자경단의 역할, 정당방위의 정의 등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와 총에 맞은 사람이 모두 백인이었지만, 인종차별 항의 시위 중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인종문제의 맥락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리튼하우스 쪽에는 그의 법정 소송을 위해 200만달러가 넘는 기부금이 모집됐다.

검찰은 인근 일리노이의 안티오크에 살던 리튼하우스가 그날 밤 시위가 벌어진 커노샤로 가서 처음부터 총으로 시위대를 겨냥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만든 “군인 지망자”라며 유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리튼하우스가 시위대의 약탈을 막기 위해 커노샤로 갔으나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위협을 느껴 총을 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리튼하우스는 법정에서 당시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을 쫓아와 총을 뺏으려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머리와 목을 스케이트보드로 때려서 자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부모인 존 후버는 이번 평결에 대해 “무장한 사람이 어느 도시에든 가서 폭력을 조장하고 그렇게 만들어낸 위험을 이용해 거리에 있는 사람을 쏘는 것을 정당화하는, 받아들일 수 없는 메시지”라고 반발했다. 반면 리튼하우스의 어머니인 웬디 리튼하우스는 주위 사람들을 껴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평결이 “많은 미국인을 화나고 걱정하게 할 것이며, 나도 그중 한 사람”이라면서도 “배심원의 평결이 내려졌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그것이 정당방위가 아니라면, 무엇이 정당방위인가”라며 리튼하우스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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