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5~11살 어린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접종 허용 계획을 밝히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반중국 세력 결집을 위한 계기로 활용하려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초청했다. 대만은 환영한 반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10여개 ‘민주주의 정상회의’ 초청 대상국에 대만을 포함한 명단을 23일 공개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민주주의 체제의 위기에 대응하겠다며 구상한 회의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가 주목적인 것으로 일컬어진다. 초청 대상국에는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도 포함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초청 명단에 없다. 이번 회의는 다음달 9~10일 화상으로 열리며, 내년에는 대면 정상회의가 추진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대만 독립 시도를 “불장난”이라고 경고한 직후 미국이 대만을 초청 명단에 포함한 것은 대만 문제에 대한 확고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며 대만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계속하는 중국에 대해 대만을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이번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정상회의’라는 이름이 붙은 행사에 대만을 초청한 것은 미국의 기존 외교 노선과 결이 다른 대담한 조처로 풀이된다.
장둔한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총통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대만을 초청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서 “이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대만의 확고한 신념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이 회의에 탕펑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과 주미 대만대표인 샤오메이친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소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당국을 초청한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대만은 중국의 분리할 수 없는 영토”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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