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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항구 운영권 싸고 ‘안보논란’

등록 2006-02-22 19:18수정 2006-02-22 19:28

6개 항구 운영권 두바이 국영기업에 넘어가
힐러리 “안보 위협” 부시 “합법 거래”
아랍계 기업이 항구를 운영하면 미국 안보가 위험해질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국영기업이 미국 주요 항구의 운영권을 가진 영국 기업을인수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 ‘안보’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랍계라는 이유만으로 기업 인수를 막는 것은 ‘편견’과 ‘인종차별’이라는 비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 국영 항만운영기업인 두바이포트월드는 최근 영국의 세계적 항만운영사인 P&O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P&O는 미국 내에서도 뉴욕,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뉴저지, 볼티모어, 뉴올리언스 등 6개 항구 운영권을 가지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는 이를 검토한 뒤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등 미국 정계의 거물들이 정부가 항만 운영권을 아랍기업에 넘겨준 것은 심각한 안보문제라고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힐러리 상원의원 등은 두바이포트월드의 인수를 막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나섰다.

반대론자들은 두바이는 9.11 테러범들이 돈세탁 기지로 이용한 곳이고 이란과도 관계가 깊다며, 두바이 국영기업에 미국 항만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바이포트월드가 항구를 임차해 운영만 하는 기업이며, 항만 안보는 미국 해안경비대와 국토안보부 등이 관장한다고 지적하면서, 11월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인들이 ‘안보’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이를 정치쟁점으로 부각시켰다고 해석한다. 지난해에도 미 의회는 안보 문제를 이유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미국 석유회사 유노칼 인수 시도를 무산시켰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이번 인수는 안보위협이 없는 합법적 거래”라면서 인수를 막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왜 영국 기업이 항구를 운영하는 것은 괜찮고 중동 기업은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거래는 미국이 공정하다는 것을 보이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유력한 동맹이고, 중동 경제의 중심지로 ‘오일머니’가 미국으로 투자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아랍계 미국인들은 이번 파문이 아랍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아랍아메리칸협회의 제임스 조그비 회장은 “아랍은 나쁘고 공격해야 한다는 게 정치인들의 슬로건이 됐다”고 비판했다.

P&O 인수로 세계 3대 항만운영기업으로 부상하게 된 두바이포트월드는 지난달 개항한 한국 부산신항만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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