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군이 29일 헤시피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집 주변에서 생존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헤시피/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동북부 페르남부쿠 주에 일주일째 폭우가 쏟아지면서 적어도 79명이 숨지고 몇십명이 실종됐다.
페르남부쿠 주 당국은 29일(현지시각) 자료를 내어 “이번 폭우로 사망자가 7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 당국은 이날 실종자 수를 따로 공개하지않았지만, 앞서 56명이 실종됐고 4천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페르남부쿠 주지사 바올로 카마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정확한 숫자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희생자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며 “실종자를 최종 확인할 때까지 수색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 정부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0일 가장 피해가 큰 페르남부크 주의 주도 헤시피를 방문해 피해 현장과 복구 상황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재해는 브라질에서 극단적인 기후가 불러온 치명적인 산사태와 홍수, 가옥침수 등에 의한 것이다. 이날 비가 잠잠해졌지만 기상당국은 앞으로 폭우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니엘 페레이라 지역개발정관은 이날 헤시피에서 회견을 열어 “지금 비가 그쳤지만, 우리는 앞으로 며칠 더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주민들에게 자구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헤시피에는 27일 밤과 28일 새벽 사이에만 5월 한 달 평균 강우량의 70%에 이르는 폭우가 내렸다.
주민 루이스 에스테바오 아기아르는 지역 방송에서 “내 누이 등 가족 11명을 잃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눈물을 흘렸다. 플라비오 호세 다 시우바도 산사태로 무너진 집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나 여기 있다. 여기 땅 속에’라고 하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록적인 폭우가 태평양 중·동부 적도지역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과 기후변화 때문에 촉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경사진 기슭에 집과 건물 등이 날림으로 세워져 산사태에 취약했던 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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