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왼쪽)이 9일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장관과 만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 대면 회담에서 양국 간 충돌 방지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10일 저녁(현지시각)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을 만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쪽 요청으로 회담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중 국방장관 회담의 초점들 중 하나는 “양쪽 관계에서 가드레일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두 강대국 간 경쟁이 충돌로 발전하지 않도록 위기 상황과 관련된 양쪽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은 계속 고조돼왔지만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올해 4월 한 차례 통화만 한 상태였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고위급 국방 당국자 간 소통 수단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현장 사령관들 간의 소통 수단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는 양쪽 국방 당국 간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노력을 위해 연내에 다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으며, 중국 쪽은 상호 협조를 위한 실무그룹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중이 군사적 충돌 방지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것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놓고 양쪽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양쪽은 이 지역들에서 군용기와 함정을 이용한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고, 근접 비행 등 서로에게 경고를 보내는 일이 잇따랐다. 미국은 중국군이 갈수록 도발적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하고 있고, 중국은 미군이 주권 침해적 행위를 한다며 반발해왔다.
충돌 방지책 논의와는 별개로 양쪽 국방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 안보를 놓고 서로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각각 연설이 예정돼 있다.
한편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군이 캄보디아 해군기지의 일부를 사용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중국과 캄보디아는 몇달 동안 이 기지가 중국군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부인했다”며 “투명성이 매우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투자하는 캄보디아 해군기지 확장과 관련해 양국이 “철통같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어느 나라든지 자국 해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캄보디아는 군사원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