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1일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프로골프 대회에서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베드민스터/UPI 연합뉴스
최근 세상을 떠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번째 아내 이바나 트럼프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1번 홀 근처에 묻혔다. 골프광인 트럼프 전 대통령다운 선택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디언>은 기이한 묘지 선정은 면세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 확산되고 있다고 31일 전했다.
뉴저지주는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율이 매우 높지만 묘지는 완전한 면세 대상이라는 점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뉴저지주에서는 묘지 운용 업체도 재산세와 상속세 등이 면제된다. 이 골프장을 소유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회사가 근처에서 묘지 운용 업체 설립을 추진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조세 전문가인 브룩 해링턴 다트머스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을 덜 내려고 골프장에 묘를 썼다는 인터넷 글들에 애초 회의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뉴저지주 세법을 확인해 보니 그건 세금 회피 3종 세트였다. 재산세, 소득세, 판매세가 모두 면제된다”고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부터 이 골프장 일부에 묘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왔다. 2012년에는 골프장 안에 자신의 능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1천기가 들어설 수 있는 묘지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가 다시 가족 묘지 조성 계획으로 변경됐다. 가족 묘지와 248개의 일반 분양 묘지를 함께 만드는 사업 계획이 관청에 제출되기도 했다. 이런 계획을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는 묘지 분양권 매입자는 골프클럽의 “영구 회원권”을 사는 셈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위해서는 약 6m 높이의 돌로 무덤을 만들고 오벨리스크들을 배치하는 웅장한 능 조성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모델이었던 이바나는 7월13일 향년 73살로 뉴욕 맨해튼 집에서 낙상해 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낳은 그는 전 남편이 세금을 줄이려고 이런저런 묘지 개발 계획을 꾸민 골프장에 묻힌 첫번째 사람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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