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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20명 아동 죽은 총기 난사? 거짓말” 미국판 ‘돈벌이 극우’의 몰락

등록 2022-08-04 16:37수정 2022-08-04 17:14

‘샌디훅 사건은 가짜’ 주장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유족이 낸 손해 배상 소송서
위증 및 재판부 모욕 드러나
미국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가 3일 텍사스 오스틴의 트라비스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은 조작이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원고 쪽 변호인의 심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가 3일 텍사스 오스틴의 트라비스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은 조작이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원고 쪽 변호인의 심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몰락에 직면했다. 존스는 지난 2012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조작이라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재판에서 위증과 재판부 모독 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존스는 3일 텍사스 오스틴의 트라비스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이 공개되면서 위증 혐의 등이 드러났다. 샌디훅 사건 때 사망한 닐 제시(당시 6세)의 부모인 닐 헤슬린과 스칼렛 루이스는 존스에게 1억5천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이날 재판이 열렸다.

재판에서는 존스의 변호인이 실수로 원고 쪽 변호인에게 보낸 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재판부는 이번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된 존스의 주장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그동안 존스는 그런 것은 없다며 제출하지 않아왔다.

원고 쪽 변호인인 마크 뱅크스턴은 존스를 상대로 자신이 받은 존스의 휴대전화 메시지들을 공개하며, 그가 위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메시지에는 존스가 샌디훅 사건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앞서 존스는 그런 메시지는 없다고 재판에서 선서해 위증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이날 재판에서는 그가 운영하는 극우음모론 사이트인 <인포워스>를 통해 하루에 최대 80만달러(약 10억원)를 벌었다는 재정 자료도 공개됐다. 존스는 배상금 지불을 피하기 위해 파산 신청을 했는데, 이 재정자료 공개로 파산이 인정되지 않아 거액의 배상금 지불을 피할 가능성이 없게 됐다.

존스는 총기 난사로 20명의 아동과 6명의 교사가 사망한 샌디훅 사건은 총기규제를 하려는 음모이고, 사건은 배우들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그를 상대로 5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존스는 이미 4건의 소송에서 패했다.

원고 쪽 변호인은 또 이번 재판의 판사가 화염에 휩싸인 사진, 판사를 소아성애자로 연상시키는 내용, 배심원들의 지적 수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인포워스>의 동영상 클립도 공개했다. 재판부 모독에 해당하는 내용들이다. 존스는 배심원들이 노동자 출신들이어서 손해배상을 결정할 지적 수준이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궁지에 몰린 존스는 이날 샌디훅 사건을 실제로 일어났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그 사건을 조작이라고 주장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논리로 방어했다. 그는 “특히 내가 부모들을 만난 이후로는 그 사건이 100% 진짜였다고 본다”며 “언론들이 내가 나의 주장을 철회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언론 쪽에 책임을 돌렸다. 피해 아동들의 부모들은 존스가 상업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샌디훅 사건이 조작이라는 등의 가짜뉴스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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