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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자택 압색 이어 검찰 심문…트럼프 전 대통령 처벌 길 열리나

등록 2022-08-11 15:19수정 2022-08-12 02:32

뉴욕 검찰, 자산가격 조작 혐의로 심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 자산가격 조작 혐의와 관련해 심문을 받기 위해 뉴욕주 검찰의 맨해튼지검에서 출석하려고 자신의 트럼프타워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 자산가격 조작 혐의와 관련해 심문을 받기 위해 뉴욕주 검찰의 맨해튼지검에서 출석하려고 자신의 트럼프타워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데 이어 검찰에서 심문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뉴욕주 검찰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자신의 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대출 및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자산 가격을 조작한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심문을 받았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4시간 동안 수백건의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주 검찰은 이번 사건을 민사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 뉴욕주 검찰은 이후 트럼프 또는 그의 회사에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트럼프 쪽은 검찰의 소환을 막기 위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을 고소했으나, 지난 2월 뉴욕주 대법원은 트럼프와 두 자녀의 ‘진술 녹취’를 명령했다. 당시 법원은 “금융사기 가능성에 대한 방대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트럼프를 심문할 “명백한 권리”를 주검찰총장에게 부여했다. 민사사건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 일로 직접적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맨해튼연방지검에서 수사를 하고 있어, 이번 민사 사건 처리 결과가 수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가 묵비권으로 일관한 것도 맨해튼연방지검의 수사에 불리한 증언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맨해튼연방지검은 이미 트럼프의 세금신고 내역을 확보했고, 트럼프 회사의 최고금융책임자를 조세 사기로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앨빈 브래그 신임 검사장 취임 이후 담당 검사 2명이 사임하기도 했지만, 브래그 검사장은 수사가 끝나는 대로 트럼프의 혐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가격 조작혐의로 뉴욕주 검찰로부터 심문을 받은 10일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한 시민이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로 분장하고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가격 조작혐의로 뉴욕주 검찰로부터 심문을 받은 10일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한 시민이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로 분장하고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회사의 자산가격 조작 사건은 트럼프에 대한 다른 수사들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마러라고 자택의 압수수색을 부른 백악관 기록물 훼손 사건 △2021년 1월6일 의회 점거난동 사건 △대선 결과 조작 시도 사건 △칼럼니스트 진 캐럴에 대한 성추행 사건 △조카 메리 트럼프가 제기한 유산상속 기망 사건 등 10여건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백악관 기록물 절취 및 훼손으로 최고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지난해 1월6일 의회 난동 사건을 사주한 혐의가 밝혀지면 국가안보사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대선 결과 조작 시도도 형사처벌의 수위에 근접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조지아주 내무장관에게 대선 개표에서 자신을 찍은 1만1780표가 더 있다며, 이를 개표에 반영하라고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은 이 사건을 선거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자신에 대한 수사들이 ‘마녀사냥’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온 트럼프는 자택 압수수색 이후 지지층 결집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종차별주의자인 뉴욕주 검찰총장을 만나게 됐다”며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마녀사냥의 일환이다”라고 비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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