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사옥. AFP 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인수 계약 파기로 휘청거리는 트위터가 이번에는 전직 보안 최고 책임자가 ‘개인정보 보호 약속을 위반했다’고 폭로해 더 궁지로 몰리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위터의 보안 책임자였던 피터 자트코가 이 업체가 고객 정보에 대한 미국 정부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 등을 담은 내부고발장을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자트코는 같은 자료를 연방거래위원회, 법무부, 의회, 정보기관에도 보냈다.
올해 초 트위터에서 해고된 자트코는 트위터의 프라이버시 등 보안 문제 대응에서 “극단적이고 지독한 결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2011년 고객의 프라이버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 수를 제한하는 등 엄격한 보안 조처를 취하기로 연방거래위원회와 합의했다. 하지만 자트코는 트위터가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트코는 또 트위터가 외국 정부와 결탁해 고객 정보 보호 약속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트위터가 인도 정부 요구에 따라 방대한 양의 민감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을 적어도 1명 채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트위터 전직 직원이 2013~2015년 수십만달러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를 비판하는 이들에 관한 정보를 사우디 정부에 넘긴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인 바 있다.
자트코는 트위터와 머스크 사이 소송의 핵심 쟁점인 스팸 계정에 대해서도 몸담았던 회사에 매우 불리한 주장을 내놨다. 그는 최고경영자 파라그 아그라왈이 만연한 스팸 계정을 고의로 축소 계상했으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신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440억달러(약 59조원)에 트위터를 사겠다던 머스크는 트위터가 스팸 계정 규모를 속였다며 계약 파기를 선언했고, 트위터는 계약을 준수하라며 소송을 냈다. 자트코의 주장은 머스크 쪽에 힘이 되는 내용으로, 머스크의 법률 대리인은 이미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자트코는 유명 해커 출신으로 구글 등에서 일했다. 트위터는 2020년에 10대에게 계정이 무더기로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자트코를 보안 책임자로 영입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자트코에 대해 “비효율적 리더십과 업무 실적 저조”를 이유로 해고당한 인물이라고 깎아내리며, 그의 주장은 “모순, 부정확, 중요한 맥락의 결여로 가득 차 있다”고 반박했다. 트위터 주가는 이날 7.3% 폭락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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