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을 증가시켰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몰린 전자담배 ‘쥴’의 제조 업체가 34개주에 4억3850만달러(약 6071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시엔엔>(CNN)은 6일 쥴을 생산·판매하는 쥴랩스가 33개 주정부 및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정부에 수년에 걸쳐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쥴랩스가 마케팅을 통해 청소년들의 흡연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다며 조사를 진행해왔다. 쥴랩스는 앞으로 마케팅을 할 때 35살 미만으로 보이는 이들은 활용하지 않고, 제품의 점포 진열 방식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주정부들이 쥴랩스를 상대로 대대적 조사를 벌인 것은 이 회사가 어려 보이는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킨데다, 무료 샘플을 나눠주고, 소셜미디어를 홍보에 이용하면서 청소년의 흡연을 증가시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정부들은 나아가 쥴랩스가 숨기기에 좋도록 포장을 만들고 제품에 과일향을 넣은 것도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율을 가파르게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이 자사 제품이 무해한 것처럼 홍보한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쥴랩스에 자국 내 제품 판매 금지를 명령했지만, 법원이 이 조처의 집행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제품은 계속 팔리고 있다.
쥴랩스는 이번 합의에 대해 “과거에 일어난 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약속한 중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인들을 일반 담배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임무”를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간섭”이 없다면 자사 제품에 대한 마케팅 제한이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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