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아이스크림 콘을 사려로 배스킨라벤스 매장에서 돈을 들고 서 있다. 포틀랜드/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을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파키스탄이 자국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시엔엔>(CNN)은 파키스탄 외무부가 15일 도널드 블롬 미국대사를 불러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그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지만 줄줄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할까? 러시아가 벌이는 일과 관련해서도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그를 비판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들 중 하나는 파키스탄이다. 핵무기를 지닌 응집력이 없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누리집에 올리면서 파키스탄에 대한 부분도 여과 없이 공개됐다. 이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15일 “파키스탄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며,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건에 따라 핵 자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는 극도로 신중하게 안전 조처를 취하고 있으며, 누구도 이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빌라왈 부토자다리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핵무기 안전 문제는 최근에도 파키스탄 영토로 미사일을 잘못 발사한 우리 이웃나라인 인도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가 초음속 미사일을 실수로 파키스탄을 향해 발사한 것을 일컬은 것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보급로를 제공받는 등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보부에 아프간의 탈레반과 내통하는 세력이 있다고 보는 등 파키스탄에 대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유사시에 핵무기의 안전한 보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국가이기도 하다. 또 파키스탄이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유대 관계를 맺어온 것도 마땅치 않게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대놓고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부른 것은 분명한 말실수로 볼 수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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