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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대만 TSMC “미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400억 달러 투자”

등록 2022-12-07 13:51수정 2022-12-07 19:27

3나노 최첨단 제품 2026년 미국서 생산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본격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티에스엠시(TSMC) 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피닉스/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티에스엠시(TSMC) 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피닉스/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400억달러(약 52조6240억원)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기로 했다. 미국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 산업정책이 성과를 낸 것으로, 그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이 세계 첨단 기업의 의사결정에 실제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티에스엠시는 6일(현지시각) 피닉스 공장의 장비 반입식을 맞아 낸 보도자료에서 “2024년 생산을 시작하는 첫 공장에 이어 2026년에 가동될 예정인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생산하는 두번째 공장을 짓기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 두 공장을 짓는 데 약 400억달러가 소요된다. 이 계획은 애리조나주 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고 밝혔다. 피닉스 제1·2공장이 가동되면 미국에서 월 5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티에스엠시는 앞선 2020년 120억달러를 들여 2024년부터 피닉스 공장에서 5㎚급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이를 4㎚급으로 올리고, 2년 뒤인 2026년 생산을 시작하는 제2공장에선 3㎚급 반도체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 결정은 ‘산업계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첨단 반도체는 대만에서 생산하는 게 효율적이라던 티에스엠시와 창업주 장중머우(91·모리스 장)의 입장이 달라졌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3㎚급은 세계적으로 아직 양산이 시작되지 않은 최첨단 제품으로 티에스엠시 역시 2022년께나 가능할 것이라 목표를 정해왔다.

<뉴욕 타임스>는 장 창업주가 이 행사에서 “세계화는 거의 죽었다” “자유무역은 거의 죽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첨단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짜겠다는 미국의 ‘경제 안보’ 논리에 순응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엄청나게 중요한 순간”이라며, 피닉스 공장에서 만드는 반도체를 아이폰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티에스엠시가 이런 결단을 내린 데는 지난 8월 발효된 ‘칩과 과학법’에 따른 보조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법은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것에 모두 520억달러의 보조금을 배정하고 있다. 장 창업자는 “반도체를 미국에서 만들면 대만보다 비용이 50% 더 든다”고 말해왔는데, 차액을 미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메꾸게 된 것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인텔 역시 이런 혜택 등을 고려해 미국 투자를 늘리기로 발표한 상태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경험한 뒤 중국의 위협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대만에 반도체 공급을 의존하는 것은 불안하다며 자국 내 생산 증대를 추진해왔다. 또 이 과정에서 첨단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면, 미국 내에 고임금 일자리도 확보할 수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우린 미국에서 정교하고 첨단을 달리는 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안보 문제이며, 국가 안보를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그것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이날의 가장 큰 ‘승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티에스엠시의 생산시설을 둘러본 뒤 이 투자가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자신의 계획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은 전세계 기업들의 최고 투자처”라며 “세계적 수준의 숙련되고 헌신적인 노동력을 지녔고, 투자를 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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