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환급 기록을 공개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재임 기간 동안의 세금 관련 자료를 자발적으로 모두 공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 이를 거부해 수년 간 법정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31일 <시엔엔>(CNN) 방송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직전인 2015년부터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까지 6년 간의 세금 환급 내역을 공개했다.
방송은 “공개된 자료와 상하원 합동 조세위원회 보고서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엔 연방 소득세로 750달러만 납부했고, 2020년엔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막대한 사업 상 손실을 내세워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절세’ 비결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송은 “사실상 연방 정부 소득세를 건너뛰다시피 한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납세한 세금은 모두 100만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2015~2017년엔 중국에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영국과 아일랜드에도 해외 계좌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융 수입 및 세금, 각종 비용 등을 신고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파나마, 카타르, 인도, 필리핀, 조지아, 이스라엘 등 23개국에 이른다.
앞서 미 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9년 세금 내역 제출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양쪽 간 오랜 법정 다툼 끝에 이달 초 6년 간의 세금 기록을 넘겨 받은 하원 쪽은 검토를 마친 뒤, 개인정보 삭제 등 절차를 거쳐 관련 자료를 최종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세금 자료 공개로 이미 여러 건의 연방 및 주 정부 차원 조사에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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