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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바이든, 불법이민자 즉각 추방 확대…“국경에 나타나지 말라”

등록 2023-01-06 08:53수정 2023-01-06 09:12

4일(현지시각) 멕시코와의 접경 지역인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타이틀 42’ 정책의 대상인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국경순찰대의 처리 줄을 기다리고 있다. 엘패소/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멕시코와의 접경 지역인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타이틀 42’ 정책의 대상인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국경순찰대의 처리 줄을 기다리고 있다. 엘패소/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멕시코 국경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정책을 확대한다. 대신 한 달에 최대 3만명의 이민자가 항공편으로 입국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2024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약점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를 신속하게 추방하기 위해서 트럼프 시절의 불법 이민자 제한 조치를 확대해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 출신 이민자에게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니카라과·아이티 3개 나라와 베네수엘라 이민자 3만명이 매달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방안을 허용하는 계획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당신이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를 떠나려고 하거나 미국으로 여행하기를 선택했다면 국경에는 나타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멕시코 국경을 통해 기록적으로 많은 이민자가 들어오는 가운데, 공화당의 비판은 물론 트럼프 시절 만들어진 추방 정책 ‘타이틀 42’가 난민 신청을 막고 이민자를 위험에 빠트린다는 민주당과 이민자 옹호 진영으로부터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두 갈래 접근법”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이민자는 지난해 11월에만 8만2천명에 달했다.

‘타이틀 42’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목으로 불법 이주민을 난민 심사 없이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이 조치를 폐기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 연방대법원은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정책 유지 판결을 내렸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2년 동안 매달 3만명씩 이민자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내놨다. 육로를 차단하는 대신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과정은 질서정연하다. 안전하고 인간적이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이민 정책으로 자신의 약점 중 하나인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국가적인 관심이 하원에서의 공화당 혼란에 집중된 가운데 바이든은 자신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발표했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지역인 텍사스주 엘패소 방문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경 지역 방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을 방문한 뒤 북미 3국 정상회의를 위해 멕시코로 이동할 예정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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