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9일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뉴스
백악관이 미국에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브라질 당국이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요청이 들어온다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브라질로 돌려보낼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보우소나루와 관련해 브라질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이 온 게 없다”며 “물론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답변은 브라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이들이 8일 의회와 대통령궁 등에서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퇴임 직전인 지난해 12월3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도착해 계속 머물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일각에서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기 때문에 그의 추방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특정인을 염두에 둔 설명은 아니라면서도 “외교관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지만 더는 자기 정부를 대표해 공식 업무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출국하거나 30일 안에 비자 지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현직 신분으로 미국에 왔지만 지금은 공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 계속 체류할 근거가 없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는 설명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최근 케이에프시(KFC)에서 식사하거나 슈퍼마켓에 들른 장면 등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런데 난동 사태 직후 그의 아내는 남편이 복통으로 플로리다주 올랜도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취임 직전인 2021년 1월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동 사태를 경험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통화해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선에 불복하는 이들의 폭력 행사를 비난하고, 룰라 대통령에게 2월 초에 미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폭력 사태를 비난하고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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