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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차이 대만 총통, 4월 방미 때 매카시 하원의장 만날 계획”

등록 2023-03-07 14:42수정 2023-03-08 02:30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예정이라고 <파이낸설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이 만남이 성사되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처럼 중국의 격렬한 반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차이 총통이 4월에 중미 순방을 하는 길에 미국을 경유하면서 매카시 의장의 지역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그를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차이 총통이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에 있는 레이건기념도서관에서 연설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도서관은 차이 총통을 초대했지만 방문 여부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대만 언론에서는 차이 총통이 뉴욕주 이타카에 있는 모교인 코넬대 방문을 고려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매카시 의장이 차이 총통을 미국에서 만나는 것은 대만을 직접 방문하면 파장이 너무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해 자신이 하원의장이 되면 대만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대만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대만 지도자들은 제3국 방문길에 미국을 경유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통상 미국 고위직을 만나지는 않았다. 차이 총통은 이미 2018년에 레이건기념도서관에서 연설하고 2019년에도 중미 방문길에 미국을 경유한 바 있다. 1995년 리덩후이(재임 1988~2000년)가 모교 코넬대에서 연설하려고 대만 총통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미한 직후에는 중국군이 대만 근처에 미사일을 쏘고 미국은 항공모함을 출동시켜 ‘제3차 대만해협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미국과 대만 쪽의 접촉을 주권 침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 중국군은 대만의 사방에서 무력시위를 했다. 이후 반중 분위기가 더 달아오르면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잇따랐다.

미국 언론들은 매카시 의장이나 대만 정부 모두 내년 초 총통 선거를 앞두고 그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지만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대만 총통을 만나더라도 중국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으로서는 지난해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을 만나더니 올해에는 미국에서 만나며 대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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