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뉴욕에 있는 시그니처은행 본사 건물로 한 직원이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금융 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을 폐쇄한 지 이틀 만에 부실 우려가 제기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폐쇄 조처를 내렸다. 부실 은행들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이지만, 금융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는 12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도 “구조적 위험”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폐쇄 조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산업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104억달러(약 146조원), 예치금이 886억달러에 달한다.
시그니처은행 자산도 실리콘밸리은행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넘겨받아 매각이나 예금 지급에 사용할 계획이다. 재무부 등은 “시그니처은행 예금주들은 모두 보호를 받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이 손실을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예금에 대해 1인당 25만달러(약 3억3천만원)까지 보장한다.
시그니처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10일에 15%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주일간 주가가 34%나 폭락하며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곳이다. 이 은행 폐쇄 조처는 13일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또다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미국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예금 유출과 파급 효과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재무 건전성 문제가 제기된 실리콘밸리은행에서 지난 9일 예금이 하루 만에 420억달러나 빠져나가는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벌어져 영업 중단과 파산으로 이어졌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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