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지난해 1월27일 취임식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중남미의 작은 나라 온두라스가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에두아르도 레이나 외교장관에게 중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은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뜻한다.
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인 카스트로 대통령은 2021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과의 관계를 맺는 방안을 거론한 적이 있지만, 이듬해 1월 취임 이후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중도 좌파 정치인인 카스트로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중국과의 외교수립 결정에 대해 “정부계획을 완성하고 국경을 넓히려는 내 의지의 징표”라고 밝혔다.
온두라스 외교부는 카스트로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즉각 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만 <중앙통신>(CNA)은 지난 1월 레이나 장관이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만났으며, 이에 대만 외교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대만에서는 중국이 온두라스에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도록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자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나라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온두라스가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으면 대만이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13개 나라로 줄어든다.
대만 외교부는 이에 대해 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다고만 답하곤 입을 다물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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