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경찰차가 15일 에콰도르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의 관저 앞에 서 있다. 치토/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가 대사를 맞추방하는 등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15일(현지시각) 가브리엘 푸크스 아르헨티나 대사를 불러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 기피인물)로 선언됐음을 알리고 에콰도르를 떠나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부패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뒤 주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대사의 관저에 머물던 앙헬레스 두아르테 전 에콰도르 장관이 몰래 베네수엘라로 달아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도 자국에 주재하는 사비에르 몽헤 요데르 에콰도르 대사를 추방하며 맞불을 놓았다.
두아르테 전 장관은 좌파 계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집권 시절(2007년~2017년) 교통·공공개발 장관 등 여러 공직을 역임한 정치인으로, 2020년 8월 부패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형집행을 피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에콰도르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저로 몸을 피해 머물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두아르테 전 장관이 정치적 망명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에콰도르는 그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해주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이런 대치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하루 전인 14일 돌연 두아르테 전 장관이 자진해 대사관저를 떠났다고 에콰도르에 통보했다. 깜작 놀란 에콰도르 당국이 조사해본 결과 두아르테 전 장관은 에콰도르 당국의 감시를 피해 며칠 전인 10일 베네수엘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콰도르 외교부 장관 후안 카를로스 올긴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두아르테 전 장관의 ‘몰래 출국’에 “공범이 있었다”며 푹스 대사의 말에 “일관성이 없어서” 그를 더는 신뢰할 수가 없게 됐다고 추방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에콰도르 당국이 다아르테 전 장관의 출국을 알아채지 못한 것은 자신들의 무능 때문이라며 에콰도르가 양국 간 단순한 의견 충돌을 관계 악화 수준으로 고조시켰다고 비난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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