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에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과 측근들이 다음주에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하려고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 측근들은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과 같은 날짜인 4월25일을 출마 선언일로 잠정적으로 정했지만 날짜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25일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 한국전쟁기념비를 함께 방문하기로 한 날이기도 하다.
여름께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돼온 바이든 대통령이 일정을 당긴 것은 출마 선언이 늦어질수록 선거자금 모금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작 출마 선언을 한 상태라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거자금 모금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민주당 고액 후원자 50~100명을 만나는 행사에 참여한다. 민주당 인사들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측근들은 5월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방문 일정도 잡혀,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으면 6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6월은 공화당과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다퉈야 하는 시기라는 점도 출마 선언을 앞당기는 데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차례 재출마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최근 아일랜드 방문길에 기자들에게 “이미 결심했다. 비교적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80살,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마칠 때에는 86살이 되는 그의 나이가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있다. 또 42%에 불과한 업무 수행 지지도가 답보 상태인 것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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