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일본과 드론(무인기) 수집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안을 아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은 대만이 구매할 드론을 지역 주둔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에 통합시킬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시스템 통합으로 각자의 무인기가 수집한 정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공동 작전 기반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에 대응해 미국-대만-일본의 군사 협력 강화하는 노력의 하나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대만에 드론 4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 군수업체 제너럴아토믹스가 만드는 ‘MQ-9B 시 가디언’ 드론 4기는 2025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미군이 중동에서 널리 운용한 이 기종은 함정과 레이더를 추적하고 공격하는 첨단 무기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드론이 중국 해군의 대만 주변 작전 감시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며,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 열도선’ 안에서 중국군의 평시 활동을 정찰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동중국해와 접한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에 드론 부대를 배치했다.
정찰 정보 실시간 교환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거나 지원하는 것을 넘어 대만·일본과 상호 작전 운용성을 추구한다는 것이어서 중국의 불만을 살 가능성이 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이를 긴장 고조 행위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들이 이날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무더기로 진입하는 무력시위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오전 5시 이후 중국군 J-11·J-16 전투기와 H-6 폭격기 등 37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대만 함정과 군용기들이 감시 활동에 나섰다고 했다.
중국군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남미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기로 한 4월에도 군용기와 함정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했다. 지난달 20일 차이 총통의 취임 7돌에도 무력시위에 나섰다.
지난 6일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8대가 함께 한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중국 국방부는 7일에도 중·러 군용기들이 서태평양에서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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