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군견 ‘윌슨’. 콜롬비아 군 트위터 갈무리
“윌슨은 여전히 아이들을 부지런히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의 아마존 밀림에서 실종됐던 어린이 4명을 구조하는 데 기여한 군견 ‘윌슨’이 2주 가까이 실종상태다. 콜롬비아 군은 윌슨에 대한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각) 콜롬비아 군은 트위터에 “윌슨을 찾기 위한 수색은 끝나지 않았다”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윌슨은 수색 작전에 투입된 10마리의 군 탐지견 중 하나다. 벨지앙 말리누아 종인 5살 윌슨은 콜롬비아 군이 지난 9일 아마존에서 실종된 어린이 4명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윌슨은 콜롬비아 군을 비행기 잔해로 이끌었고, 아기 젖병도 찾아내 이들 수색에 실마리를 제공했다.
아이들은 구조대원에게 큰 개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는데, 그 개가 윌슨으로 추정된다. 콜롬비아 군은 구조된 아이가 윌슨을 그린 그림을 공개하기도 했다. 윌슨은 아이들이 구조되기 전에 목격됐지만, 조련사가 잡으려고 다가가자 도망쳤다고 지난 13일 <가디언>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콜롬비아 군견 ‘윌슨’. 콜롬비아 군 트위터 갈무리
윌슨이 강아지였던 때부터 키운 콜롬비아군 군견 조련사 에드가르 폰테차는 17일 <워싱턴포스트>에 “윌슨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우리도 모른다”며 “윌슨은 여전히 아이들을 부지런히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윌슨처럼 잘 훈련된 개는 그런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군은 윌슨이 이를 먹을 수 있도록 음식들을 놓아두고, 윌슨이 친근한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조련사의 옷을 깔아뒀다고 한다. 윌슨은 훈련 초부터 사냥을 좋아했고, 장난감 찾는 훈련을 하기 위해 여러 번 목줄을 끊어버리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밝혔다. 폰테차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윌슨의 성장을 지켜봐 왔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윌슨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콜롬비아 남부 아라라쿠아라에서 산호세델과비아레로 가던 소형 비행기가 아마존 밀림 상공에서 추락했다. 비행기에는 조종사 등 어른 3명과 어린이 4명이 타고 있었다. 추락 현장에서 아이들의 어머니를 비롯해 어른 3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고 아이들은 사고 40일 만인 지난 9일 아마존 밀림에서 구조됐다.
구조된 아이들의 그림. 왼쪽 아래에 ‘윌슨’이 있다. 콜롬비아 군 트위터 갈무리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