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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카고통신] 인종장벽 넘은 신장 맞기증 훈훈

등록 2006-03-27 20:03수정 2006-04-05 19:16

[통신원 리포트] 인종장벽 넘은 콩팥 맞기증 훈훈
[통신원 리포트] 인종장벽 넘은 콩팥 맞기증 훈훈
흑인·히스패닉계 여성 2명
서로 상대 남편에 새삶 선물
지난달 23일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 메디컬센터에서는 이색적인 신장 맞기증(스와핑)을 통한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신부전증을 앓는 남편에게 신장을 주려고 했지만 혈액형 등이 달라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부부가 똑같은 처지의 부부를 만나, 서로 소생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담당 의사의 소개로 만나 동전던지기로 수술 순서를 정한 이들 두 쌍의 부부는 흑인과 히스패닉계라는 인종의 경계를 넘어 서로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칼 챈들러(53)·폴렛 챈들러(53) 부부와 프란시스코 토레스(62)·알프레다 토레스(40) 부부가 그들이다. 폴렛의 신장을 떼어내어 프란시스코에게 바로 이식하고, 몇 시간 뒤 다시 알프레다의 신장을 칼에게 이식했다. 생체 기증은 기증자가 부족하기는 하나, 뇌사자들의 장기 이식에 비해 성공률도 훨씬 높고 예후도 좋다. 폴렛은 “우람한 돼지 같이 건강한 게 내 신장인데, 알프레다 신장도 그렇다잖아요”라며 만족했다.

현재 뉴잉글랜드주와 오하이오주를 비롯한 10개 주들은 컨소시엄을 꾸려, 부적합 생체 기증자들을 연결해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장기나눔 연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미국 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9만7809명이며, 이중 신장이식 대기자가 6만9210명으로 가장 많다.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대기하는 평균 소요 기간은 흑인이 5.1년, 아시아계가 4.9년, 라틴계가 4.5년, 백인이 3.5년이다.

수술을 집도한 엔리코 베네디티 박사는 “생체 장기 기증은 보통 친인척 관계에서 이뤄지는데, 혈액형이나 조직이 맞지 않을 경우 ‘맞기증’ 만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정안숙 통신원 granbl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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