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에게 30년 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성폭력 피해에 기존 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한 한시법에 따른 소송으로, 다른 유명 인사들도 이 법의 효력이 끝나기 직전에 무더기로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애덤스 시장과 함께 뉴욕시 경찰에서 함께 일했다는 여성이 그가 1993년 자신에게 성폭력, 상해, 성차별, 보복, 정신적 괴롭힘 등의 피해를 입혔다며 500만달러(65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애덤스 시장 쪽은 “애덤스 시장은 그 사람을 알지 못하고, 혹시 만났더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애덤스 시장은 다른 사람을 신체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며, 원고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발효된 뉴욕주의 ‘성인 피해자법’의 효력이 끝나기 이틀 전인 22일에 제기됐다. ‘성인 피해자법’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어렸을 때 피해를 당해 대응하지 못했거나, 충격 때문에 오랫동안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웠던 경우 등을 고려해 기존 배상 시효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법률이다.
에이피(AP) 통신은 1년 동안만 적용되는 이 법에 따라 제기된 소송이 2500건이 넘는다고 전했다. 지난 5월에는 2015년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뉴욕 백화점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전 엘르 칼럼니스트가 이 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해 500만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 법의 적용 마감을 앞두고 다른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도 잇따랐다. 다른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복역한 바 있는 코미디언 빌 코스비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도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유명 래퍼 숀 콤스는 지난주 동료 가수한테 성폭행과 폭행을 이유로 소송을 당하자 하루 만에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겸 가수 제이미 폭스에게 2015년 뉴욕의 라운지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도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록그룹 건스앤로지즈의 보컬 액슬 로즈는 1989년 호텔에서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전직 모델에게 소송을 당했다. 로즈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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