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7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북 억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지명자는 7일(현지시각)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북한과 마지막으로 건설적인 외교적 간여를 한 것은 베트남에서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한 만남을 한 것이었다”며 “우리는 매우 우려스러운 시기로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간여하려고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북한은 그들에게 연락하기 위해 취한 모든 노력을 묵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 위기가 심각했을 때 “인도주의에 기반해 일정한 종류의 간여”를 제안하며 창조적 외교에 나서려고 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고도 했다. 북한이 미국의 백신 제공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말한 것이다. 또 “우리가 서한을 보내려고 하거나 그들에게 접근하려 할 때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핵·미사일 능력 개발과 함께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매우 위험한 조처”를 취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지명자는 이런 설명을 한 뒤 “난 북한이 현재 상황에서 더이상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억제에 더 집중해야 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캠벨 지명자는 한국-중국-일본의 3자 외교 관계가 복원되는 분위기와 관련한 질문에는 “이 3자 관계는 우리(한-미-일)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며 “중국-일본-한국의 3자 관계는 2000년대에 매우 활발했다”고 말했다. 이후 중국과 한·일의 관계는 소원해지는 국면에 들어섰지만 “중국은 우리가 취한 행동을 지켜봤다”고 했다. 중국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 강화를 “아시아의 안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인식했다”며, 미국의 인도·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도 중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가 지금 일본, 한국과 맺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신뢰 관계를 맺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한-일이 역사적 반감을 잊고 “에너지, 기술, 안보, 인적 교류, 교육 등 미래의 모든 것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게 “미국의 목표”라고 했다.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으로서 대북·대중 정책을 총괄해온 캠벨 지명자의 이번 발언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한·일과의 공조를 통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담 추진 등 동아시아 3자 외교 관계 복원 분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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