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공격 가능” 암시에 “손목 자를 것” 응수
안보리 5개국+독일, 제재방안 합의못해
안보리 5개국+독일, 제재방안 합의못해
오는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동결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극한 발언을 교환하는 등 이란핵을 둘러싼 위기감이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며, 외교노력이 실패할 경우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막기 위한 핵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임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란에 대한 모든 조처에 핵공격 가능성이 포함되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고,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조처도 취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고,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일주일쯤 전인 지난 10일 존스홉킨스대 연설에서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뉴요커〉 보도에 대해 “거친 추측”이라고 강력 부인한 바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군의날 연례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해, “침략자들의 손목을 자르고 이마에 치욕의 표시를 새겨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 서방 쪽에 대해 계속 도발적인 ‘독설’을 해왔다. 이는 이란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대통령의 설전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 고위외교관들의 저녁 회동에서 이란이 안보리 마감 시한을 넘길 경우의 제재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미국과 영국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담은 강력한 결의안을 원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외교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제재나 무력 사용을 거부하고 있다. 미하일 카미니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제재나 무력사용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주말 핵전문가인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를 이번 주말 이란에 급파해 이란지도부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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