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CIA ‘이빨 빠진 호랑이’ 되나

등록 2006-05-07 19:18

국가정보국·국방부와 갈등
고스 국장 전격사임
체니 측근 헤이든 후임 유력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가?

포터 고스 미 중앙정보국 국장이 취임 18개월 만인 5일 전격 사임을 발표하면서 그 의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고스 국장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고스 국장도 침묵을 지켰다. 새 중앙정보국장으로는 공군 장성인 마이클 헤이든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9·11 동시테러 이후 2004년 신설된 국가정보국이 ‘중앙정보국’을 길들이려 했고, 이에 저항하던 고스 국장이 결국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7일 보도했다. 15개 미 정보기구를 총괄하는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이 중앙정보국의 기능을 정보수집 위주로 축소하려 했지만, 고스 국장은 주요 정보분석기관으로서 중앙정보국의 역할을 지켜내려 해 갈등이 계속됐다는 것이다. 니그로폰테 국장은 최근 중앙정보국의 대테러분석관들을 신설된 국가대테러센터에 배치하도록 결정했고 고스 국장은 이에 반발했다. 이 신문은 또, 앞으로 중앙정보국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정보국은 자체 해외첩보 활동을 확대하는 국방부와도 갈등을 빚어왔다. 국방부는 미 국가 첩보예산의 8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에이피통신>은 헤이든이 중앙정보국장에 취임하게 된다면 군 장성들이 국가안보국(NSA)과 국방정보국을 비롯해 중앙정보국 등 주요 정보기관들을 장악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 싱크탱크 ‘글로벌시큐리티’의 존 파이크 대표는 <에이피>에 “10년 전부터 미국의 외교정책은 군사정책으로 변화해 왔고, 군 출신이 중앙정보국을 이끌게 된 것은 중앙정보국 군사화가 정점에 달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전쟁중”이라고 말했다.

새 중앙정보국장으로 거론되는 헤이든은 군부의 대표적 정보 전문가로 딕 체니 부통령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그는 해외 전자통신 감청·분석을 맡는 국가안보국 국장을 거쳐 국가정보국 2인자로 일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정보 기능 강화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테러용의자에 대한 영장 없는 도청도 강력히 옹호하고 있다.

중앙정보국은 2차대전중 군 정보기구가 진주만 공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서 1947년 민간 정보기구로 설립됐으나, 이제 ‘테러와의 전쟁’이란 급류에 휘말려 국가정보국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